[현장 카메라]사라진 통학로…아이들 안전 잊은 재건축

2022-07-31 2



[앵커]
새 집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만 ‘부동산 개발’이라는 경제 논리 속에 진짜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돌아봐야 할 현장, 보여드립니다.

아이들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재건축 재개발을 추진하다보니 통학로가 엉망이 된 학교들이 꽤 있습니다.

목숨 걸고 오가는 등하굣길을 공국진 기자가 현장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인천에 있는 초등학교에 나와 있습니다.

학교 근처에는 재개발, 재건축 공사가 한창인데요.

그런데 학교를 오가는 통학로엔 인도가 없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실제 상황은 어떤지 돌아보겠습니다.

학생들이 도로 한가운데를 걸으며 등교길을 재촉합니다.

차들이 오갈 때마다 도로 한켠으로 피하기 바쁩니다.

차량과 학생들이 뒤엉키는 아찔한 장면도 포착됩니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면서 통학로를 오가는 차량은 부쩍 늘었습니다.

[이달미 / 학부모]
"혼자 아이를 보내면 너무 위험해서 차가 여기 막 달려요. 둘째가 1학년 들어가는데 내년도 걱정이고, 항상 걱정이죠."

오피스텔 공사장과 맞닿은 후문.

가림막 사이로 중장비가 쉼없이 움직입니다.

학교가 시행사 측에 수차례 대책 마련을 요구한 뒤에야 공사장 낙하물을 막는 안전터널이 설치됐습니다.

[학교 관계자]
"공사장 근처로 통행하는 게 걱정이 돼서, 한 몇 번을 요청하니까 그 이후에 이제 설치를 해줬고요."

결국 가까운 후문은 놔두고 빙 둘러 학교를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서희정 / 학부모]
"(공사장에서) 막 뭐 떨어지고 이럴 때는 약간 좀 불안하기도 해요."

스쿨존 내 주차는 불법이지만, 도로는 불법 주차한 차량들이 점령했습니다.

공사장 근로자들과 주민들이 불법 주차를 하면서 학교 주변은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강명희 / 배움터지킴이]
"위험스럽죠. 중장비가 돌아가고 있고, 항상 단속하고 지도하고 해도 어린아이들이라 항상 위험하고,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견인 지역이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 통학로 양 옆에는 불법 주차된 차량이 가득합니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에 아이와 함께 등교합니다.

[학부모]
"(학교까지 데려다 주면 좀 안심이 되세요?) 안심이 되니까는 데려다 주고 있죠."

현행법상 재개발·재건축 등 대규모 건축공사 허가를 받으려면 안전관리계획서를 관할 지자체에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계획서에는 공사장 안전이나 지반약화, 소음진동 등 대책만 있을 뿐 인근 학교 통학안전에 대한 대책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통학로 관련 민원은 3년 만에 7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박진수 / 한국교통안전공단 공학박사]
"일정 규모 공사를 하게 될 경우에는 공사장 주변의 안전 대책도 수립해서 시행하도록 돼 있는데요. 공사장 위주로만 많이 되기
때문에 통학로에 대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학교 주변 건축 현장에 통학로 안전 계획을 제출하도록 조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현장카메라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승환 이기현
영상편집 : 이은원


공국진 기자 kh2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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